European Space Agency "Space Resources Strategy" 우주 자원을 향한 국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유럽의 꿈과 계획’을 담은 문서가 최근 기밀 해제되었다.² 유럽우주국(European Space Agency, ESA)의 ‘ESA Space Resources Strategy’ 보고서다. 2040년까지 인간이 ‘달’에서 현지 자원에 의해 자립 거주하는 것을 목표로, 2030년까지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담았다. 달과 화성, 소행성 등 행성체 중 우선적으로는 달이 목표지만 화성과 소행성도 시야에 포함되어 있다. 이들 행성체 탐사는 그 자체가 목표이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태양계 너머로 가기 위한 길 닦기에 해당한다. ESA는 유럽 주요 22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우주탐사 기구로 1975년 설립되었다.
우주 자원은 향후 10년의 목표 ESA는 보고서에서 “우주 자원은 향후 10년의 화두이자 그 이후 탐사의 동기”라며 “우주 자원 탐사와 활용이 첫 가시권에 들어온 특별한 순간에 있다”고 했다. ESA는 “우리가 내리는 결정이 유럽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고까지 한다. ESA는 우주 자원 개발, 특히 달 자원 개발이 가져올 효과 네 가지를 거론했다. 첫째 우주 자원 개발이 태양계 너머의 탐사를 위한 수단을 제공하며, 둘째 우주를 향한 도전이 지구 혁신을 촉진하고, 셋째 지상의 산업에 경제적 수단을 제공하며, 넷째 글로벌 과제에 대한 방법을 찾을 수 있다는 것 등이다. 보고서는 구체적으로 1) 지속 가능한 우주 탐사라는 목적에 부합하는 최우선 순위의 자원을 선별해야 하고,³ 2) 유럽 산업계를 위한 새로운 과학적, 경제적 기회 발굴 및 창출, 3) 우주와 지구에서 지속가능성 분야 기술 혁신을 창출해야 하며, 우주 개발에 새로운 산업 주체를 참여시킬 것을 제안했다. 또 4) ESA가 국제, 민간 행위자들과 새로운 국제 및 상업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우주 자원 개발 경험이 지구 산업의 혁신으로 우주 자원 탐사 활동은 유럽집행위원회(EC)의 “미션 지향 혁신 및 산업 전략 프레임워크(Mission Orientated Innovation and Industrial Strategy framework: RD3)” 내에서 추진 중이다. “달에 인간이 존재하는 것, 2040년까지 달의 자원으로 유지하는 것”을 비전으로 삼고 있다. 달에서 물과 산소, 생명 유지를 위한 소모품, 금속을 비롯한 재료 등을 조달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조달이 원활하게 이뤄져 우주 탐사가 활성화된다면, 경제적으로 상당히 긍정적인 효과를 가지고 올 것으로 내다보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8~2045년까지 우주 자원으로부터 나오는 시장 매출이 730~1,700억 유로(약 110조~256조 1,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관련 분야의 노동자들에게 84만 5,000에서 180만의 근로 년을 보장할 수 있다. 최종 소비자들이 누리는 효과 역시 540~1,350억 유로(약 81조 4,000억~203조 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이에 더해서 집적 이익으로 인한 효율성의 증대와 사회적, 전략적, 환경적 이익 역시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구에서도 철강, 석유/화학, 광업 등의 분야에서 혁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우주의 자원들이 지구의 자원 고갈을 완화해 주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⁴
[그림] 우주 자원에 대한 임무(목적) 중심적인 혁신/산업 전략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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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수행되어야 할 기술 개발 우주 자원 활용을 위해 지구에서 개발되어야 할 연구와 기술도 포함되었다. 산소를 생산하기 위해 금속 산화물(metal oxide) 및 규산염(silicate reduction) 관련 공정에 대한 연구가 중점적으로 선행되어야 한다. 이외에 앞으로 개발되어야 할 핵심 기술 분야로 1) 공급 원료 선정 및 이를 정의하기 위한 표토 분석 기기 2) 굴착, 운반 및 선광을 통해 공급 원료를 이송하고 정제하기 전의 화학 처리 기술 3) 산소 생산 및 금속 생산을 위한 전기화학적 및 열화학적 환원 및 달 물질의 합금 3) 먼지 입자, 황화물 및 기타 불순물을 제거하기 위한 물 및 가스 정화, 4) 제품 전송을 위한 제품 보관 및 인터페이스(표준 포함)를 허용하여 후속 처리 단계와 궁극적으로 사용자에게 배송, 5) 후기 단계에서, 표토를 사용하여 다양한 규모의 물체를 제조하는 기술이 거론됐다.
모든 분야 자본과 인력 참여해야 유럽과 미국, 중국을 비롯한 개별 국가들은 물론 국제적으로도 ISRU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은 과학과 기술 개발은 물론, 정책 및 법 구성, 상업 활동 등에 대해서 여러 계획이 진행 중이며, 특히 룩셈부르크를 필두로 선도적인 접근이 시도되고 있다. 이에 더해 우주 자원의 사용이 상당한 규모의 프로젝트인 만큼 폭넓은 분야의 다양한 행위자들이 공동체를 이루어 자원과 노력을 합쳐야만 성공할 수 있다.⁶ 이를 위해서 우주와 관련이 있는 지와 상관없이 전문성과 능력을 모아야 하고, 이들 사이의 건강한 경쟁을 유발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이익이 발생하기 시작하면 참여자들에 대한 이익 배분이 이뤄져야 하며, 그 전에 참여 방법과 기대 이익을 제시하며 설득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스타트업, 대규모 다국적 기업, 대학, 공공기관 모두 참여시켜야 한다고 보고서는 쓰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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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SA - Exploration of the Moon - ESA Space Resources Strategy
2) 해당 문서는 2019년 5월에 작성되었으며, 5년이 지난 2024년 5월 대중 공개되었다.
3) 달에서 얻을 수 있는 자원의 활용 방안(적시성 및 가능한 구현 가능성의 순서) : 1) 추진제(예: 얼음 또는 광물의 산소 또는 광물의 금속 분말 사용), 2) 생명 유지 소모품(예: 추진제의 부산물인 산소 및 물 생산), 3) 우주 탐사 현장 제조용 금속 및 재료(예: 건축 자재, Al, Fe, Ti, Si, 합금), 4) 지구에서 가치가 있는 제품(예: 금속이 풍부한 백금(Platinum))
4) Study-Summary-of-the-Space-Resources-Value-Chain-Study.pdf (public.lu)
5) 이 구조는 유럽의 우주 탐사 전략 결의한 이후 유럽 연합에서 추진하고 있는 미래 프로그램으로부터 차용되었다.
6) 미국은 달 탐사에 대한 관심이 다시 점화되면서 공공/민간 기관에서 집중적인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 중국의 달 탐사 프로그램에서도 우주 자원의 개발이 큰 목적으로 작용하고 있고, 특히 달의 극지방에 있는 휘발성 물질의 이용에 주목하고 있다. 국제적인 계획으로도 ISECG(International Space Exploration Coordination Group) 에서 전 세계 15개국 우주국이 협력해 우주 탐사를 계획 중이며, UN을 중심으로는 법적 체계의 구축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7) Executive summary – The Role of Critical Minerals in Clean Energy Transitions – Analysis - IEA
8) https://chview.nova.org/station/ast-mine.htm
9) 우주 지속가능성(Space Sustainability)이란 우주의 환경을 사용할 때 미래 세대의 요구를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현재 사회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방식으로 활용하는 것을 뜻한다.
10) https://www.universiteitleiden.nl/en/law/institute-of-public-law/institute-of-air-space-law/the-hague-space-resources-governance-working-group
11) 우주 탐사선을 제작해 다른 천체에 보낼 수 있는 개별 국가는 6개국이고, 유인 우주 탐사선을 보낼 수 있는 국가는 3개국(미국, 러시아, 중국)이며, 달에 인간을 보낸 국가는 미국이 유일하다. 우주 탐사선 제작 기술은 여기에 더해 이탈리아, 인도, 일본이 추가적으로 가지고 있으며, 위성 발사 기술을 보유한 15개국은 여기에 더해 프랑스, 오스트레일리아, 브라질, 이란, 이스라엘, 케냐, 대한민국, 북한, 우크라이나다. https://worldpopulationreview.com/country-rankings/countries-with-space-progra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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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비화석 연료원에서 생산되는 전기 비율을 확대하기 위한 희토류(rare earth elements)의 접근성은 탄소중립 목표 달성 여부에 영향을 끼치는 핵심 요소다. IEA(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2040년까지 희토류에 대한 수요는 현재에 비해 3~7배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⁷ 중국은 2021년 기준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60%를 차지하고 있는데, 우주 자원 활용을 통해 희토류에 대한 접근성 확대 및 지구의 자원 고갈에 대응하는 방안은 앞으로 확대될 것이다. 비교적 작은 크기인 지름 1.6 킬로미터의 소행성도 산업용 금속과 귀금속을 20조 달러어치 이상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백금과 같은 희귀 금속의 경우에는 어느 정도 채취한 다음 지구로 가지고 오는 것이 경제적인 효과를 지닐 수 있다고 한다.⁸ 우주에서 채취한 자원들은 기후 관리, 친환경 에너지 등의 기술을 발전시켜, 저탄소기술 개발 및 자원 부족 해결 문제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 우주에서의 지속가능성(Space Sustainability)⁹에 대해서 고려해 보아야 한다. 특히 우주 쓰레기와 파편이 지구 근접 궤도에 누적이 되다 보면 우주로의 비행체 발사 및 인공위성의 사용은 물론 우주로의 진입 자체가 매우 위험해지게 된다. 따라서 우주 환경을 지속 가능하게 사용하기 위한 기술 혁신은 물론이고, 각 국가와 우주국 사이의 협력을 통해 우주 지속가능성에 대한 합의를 도출해 나가는 것이 필수적이다.
☑️ 우주 개발을 총체적으로 관리하고 국가 간의 입장을 조정하는 역할을 하게 될 글로벌 거버넌스는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UN에서는 올해 1월, ‘Space 2030 Agenda’를 발표하여 SDG(지속가능개발목표)의 달성 등 우주 개발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우주를 평화적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한 국제적 합의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헤이그 국제 우주 자원 거버넌스 워킹그룹(The Hague International Space Resources Governance Working Group)에서¹⁰ 국제적 협력과 공조를 위해 우주 개발 관련 거버넌스 및 법제 체계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우주 기술 보유가 소수인 상황에서,¹¹ 기술 보유국의 우주 독점 방지, 자원의 평화적인 배분, 지구 궤도의 군사적 사용 제한 등 국가 간 협력을 조율할 수 있도록 논의가 발전되어야 할 것이다. 지구적 불평등이 우주적 불평등까지 이어지지 않고, 우주 자원 개척의 혜택이 인류 모두에게 좀 더 공정하고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배분될 수 있도록 글로벌 거버넌스에서 어떤 논의가 이루어져야 할지 의견을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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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주 최신 해외 동향은 여름 휴가 기간을 맞아 한 주 쉬어갑니다. 8월 9일에 찾아뵙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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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법인 태재미래전략연구원 media@fcinst.org 서울특별시 종로구 백석동길 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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