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PRI, Addressing Multidomain Nuclear Escalation Risk 현대전은 육·해·공이라는 전통적 전장을 넘어 사이버, 우주, 정보 영역이 결합된 다영역 작전(Multidomain Operations)으로 진화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첨단 기술의 등장이 단순히 전장의 외연을 넓히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쟁 중 여러 영역에 걸친 상호작용 가능성이 커지면서, 확전 메커니즘을 더욱 복잡하고 예측 불가능하게 만들어 핵전쟁의 위기를 고조시킬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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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크라이나가 전쟁 중 수행한 ‘오퍼레이션 스파이더 웹(Operation Spider Web)’이 대표적 사례다. 드론·AI·정밀타격이 결합된 이 작전은 러시아의 장거리 폭격 능력을 겨냥한 재래식 공격이었으나, 타격 대상에 핵무기 운반이 가능한 전략폭격기가 포함되면서 양상이 달라졌다. 비핵국가의 드론이 핵보유국의 전략폭격기를 타격하는 순간, 이는 단순한 군사적 손실을 넘어 전략적 안정성의 문제로 비화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의 의도가 ‘제한적 타격’이었을지라도, 러시아는 이를 핵 보복 능력에 대한 위협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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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프레드 완(Wilfred Wan) 스톡홀름국제평화문제연구소(SIPRI)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 소장은 2026년 1월 발행된 보고서 ‘Addressing Multidomain Nuclear Escalation Risk’를 통해 감시 정찰자산 및 통신체계가 핵전력과 비핵전력 간의 물리적·기능적 ‘얽힘(entanglement)’을 심화시킨다고 지적한다. 이는 핵보유국의 불안을 키우고 전략적 판단에 혼선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핵 사용에 이르는 확전 경로를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하고 예측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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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비핵 얽히면서 전쟁으로 가는 경로 모호해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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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후 핵통제의 기본은 ‘공포의 균형’과 ‘상호확증파괴’였다. 공멸에 대한 공포 때문에 선제 핵공격을 할 수 없는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핵 전략가들이 우려한 핵심 위험은 ‘비의도적 확전’이었다. 재래식 작전이 상대의 핵전력을 위협하는 것처럼 보일 경우, 상대는 임박한 핵공격을 우려해 선제 핵 사용을 검토할 수 있다. 이른바 “지금 사용하지 않으면 모두 잃는다(Use it or lose it)”는 압박이 핵확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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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보고서는 오늘날 이 위험이 훨씬 커지고 복잡해졌다고 본다. 현대의 핵전력은 미사일이나 폭격기만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위성, 통신망, 감시정찰 체계, 지휘통제망과 다차원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여기에 사이버 공격, 우주 자산 교란, AI 기반 정보작전, 전자전, 정밀타격이 결합될 경우, 핵전력을 직접 공격하지 않더라도 그 운용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 이때 피공격국은 제한적 비핵작전과 핵 억지력에 대한 공격을 구분하기 어려워지고, 그만큼 오판과 확전의 위험도 커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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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컨대 사이버 공격이 위성통신망을 교란할 때, 상대는 이를 단순한 통신 방해가 아니라 핵 지휘통제 체계에 대한 공격으로 해석할 수 있다. AI 기반 허위정보 역시 실제 전장 상황과 상대의 의도를 오판하게 만들어 과잉대응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이처럼 다영역 작전은 위기 상황에서 사실 판단과 의도 판단을 동시에 어렵게 만들며, 확전 경로를 더 복잡하고 예측 불가능하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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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우려되는 점은 핵 위험이 더 이상 핵보유국 간 문제에만 머물지 않고, 비핵국가의 작전과 동맹 구조까지 포함하는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 배경에는 기술 발전이 있다. 사이버, 우주, 드론, 정밀타격 기술이 확산되면서 비핵국가도 핵보유국의 전략자산에 영향을 줄 수 있게 되었고, 일부 핵보유국은 이러한 불확실성에 대응해 핵무기 사용을 고려하는 조건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는 핵 사용의 의도 여부와 별개로, 비핵국가의 비대칭적 행위조차 자국의 실존적 억지력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하여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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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2024년 핵보유국의 지원을 받는 비핵국가의 공격에 대해서도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열어두는 방향으로 핵 억지 원칙을 조정했다. 북한도 2022년 거의 비슷한 내용의 선제 공격 교리를 채택했다. 비핵국가의 작전, 핵보유 동맹국의 지원, 사이버·우주·정보 영역의 활동까지 핵교리의 고려 대상이 되면서, 위기 상황에서 무엇이 핵 사용 조건에 해당하는지 더욱 불명확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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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바로 이 점을 문제로 지적한다. 핵보유국들이 비핵 전략작전과 비핵국가의 활동까지 자국의 핵교리와 군사태세에 포함시킬수록, 상대는 어떤 행동이 핵 위협으로 간주될지 예측하기 어려워진다. 그 결과 전략적 불안정성은 심화되고, 군비경쟁과 위기 시 오판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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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영역 작전 시대, ‘포괄적 거버넌스’로 핵확전 막아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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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영역 작전 시대의 확전 위험은 특정 기술 규제만으로 관리할 수 없다. 핵보유국과 비핵국가, 민간 기업과 국제기구를 아우르는 포괄적 논의 구조가 시급하다. 핵심은 ‘전략적 예측 가능성’의 확보다. 무엇이 핵 억지력을 위협하는지, 어떤 상황에서 확전 가능성이 커지는지 사전에 규명하고, 위기 시에도 무너지지 않을 ‘공통 위험 프레임’을 구축해야 한다. 보고서는 이를 위해 다섯 가지 조치를 제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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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전략적 안정성이 핵 선제공격 유인 감소와 군비경쟁 억제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그 범위를 확장해야 한다. 핵보유국은 ‘예측 불가능한 위험’이라는 모호한 표현에 머물 것이 아니라, 어떤 기술과 작전, 어떤 자산에 대한 공격을 핵 억지력에 대한 위협으로 인식하는지 구체적으로 정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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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공격, 우주 자산 교란, AI 기반 허위정보, 이중용도 자산 타격이 어떤 조건에서 핵전쟁으로 비화할 수 있는지 핵보유국과 비핵국가가 함께 검토해야 한다. 특정 전략자산의 가치, 억지 메커니즘, 확전 문턱과 대응 수위를 논의함으로써 오인과 오해로 인한 확전을 줄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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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충돌 방지 협정 및 절차는 사이버·우주·전자전·비물리적 공격 요소들을 포괄하기에 한계가 뚜렷하다. 특히 선례가 없는 비물리적 공격이나 이중용도 자산을 겨냥한 작전에 대한 해석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이는 무기체계 자체를 제한하는 과거 방식을 넘어, 위험 행동을 식별하고 관리하는 ‘행동 기반 군비통제’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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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영역 위험은 글로벌 차원에서만 논의할 문제가 아니다. 실제 위기는 지역 분쟁에서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한반도, 남중국해, 발트해, 남아시아처럼 지역 안보환경과 핵보유국의 전략관계가 맞물리는 곳에서는 다영역 위험이 더욱 현실적이다. 지역 포럼을 통해 해양 상황 인식, 우발적 충돌 방지, 사이버 사고 대응, 우주자산 보호 등을 연계해 논의하고, 이를 글로벌 거버넌스로 확장해야 한다. 비핵국가의 행동도 핵보유국 간 전략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역적 신뢰 구축은 확전 방지의 중요한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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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위성통신, 드론, 사이버, 데이터 분석 등 다영역 작전의 핵심 기술은 상당 부분 민간 부문이 주도한다. 따라서 산업계의 참여는 전략적 안정성 논의에 필수적이다. NPT 등 기존 핵 거버넌스 체계가 담아내지 못한 AI·우주·사이버·생명과학·첨단제조 기술의 변화를 정기적으로 추적하고, 이 기술들이 핵 위험과 결합하는 경로를 선제적으로 차단해야 한다. 기술의 속도를 앞서는 제도적 장치만이 미래의 확전을 막는 최소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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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7일 시작돼 5월 22일까지 열리는 제11차 NPT(핵확산금지조약) 평가회의(뉴욕 유엔본부)는 다영역 확전 위험을 글로벌 의제로 끌어올리는 중요한 무대다. 보고서는 그 첫걸음으로 ‘비의도적 확전 경로’에 주목할 것을 제안한다. 신기술이 초래하는 장기적 불안정성 완화가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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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영역 작전은 핵 사용으로 이어질 수 있는 확전 경로의 수와 복잡성을 크게 높인다. 작전 영역이 확장되고 서로 교차하면서, 위기 상황에서 예상하지 못한 방식의 확전 조합이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AI가 이 과정에서 어떻게 작동할지 누구도 알지 못한다. 핵 보유국들은 ‘최소한 최후의 버튼은 인간에게’ 정도에만 동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누가, 어느 지점에서 차단벽을 만들지 여전히 규범이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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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술 확산이 초래한 전략적 안정성 공식의 균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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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기술의 확산은 전략적 안정성에 새로운 복잡성을 더하고 있다. 정밀타격체계 등 전략자산을 직접 위협할 수 있는 첨단 역량이 비핵국가로까지 확대되면서, 기존의 안정성 개념은 유효기간을 다했다. 핵보유국 중심의 낡은 안정성 모델을 버리고, 기술 확산과 지정학적 현실이 투영된 개념적 재설계(새로운 안보 패러다임 구축)가 불가피한 시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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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식과 핵전력의 경계가 무너지는 ‘얽힘(entanglement)’ 현상은 비핵작전이 핵전력에 대한 위협으로 오인될 수 있는 치명적 환경을 조성한다. 특히 이중용도 자산에 대한 공격은 의도와 무관하게 핵 억지력에 대한 공격으로 해석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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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는 스페이스X의 저궤도 위성 ‘스타링크’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했다. 앤트로픽은 이번 이란 전쟁에서 국방부가 전면적 AI 접근 권한을 요구하자 거부했다. 이 자리를 오픈AI가 들어갔다. 중국이나 러시아는 국가와 기업이 이미 한 몸이다. 민간 AI 기업의 개입은 핵위험을 부르는 새로운 경로가 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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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영역 작전이 핵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다영역 작전 시대에 전략적 안정성을 강화할 수 있는 메커니즘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지 여러분의 의견을 들려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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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법인 태재미래전략연구원 media@fcinst.org 서울특별시 종로구 백석동길 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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