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uters Institute’s Annual Report, "Journalism and Technolog 작년 한 해 세계 언론은 ‘생성형 AI 미디어 시대’의 본격 개막을 맞아 트래픽과 광고, 뉴스 형태의 급변 등 모든 면에서 큰 변화를 겪었다. 플랫폼을 활용한 1인 매체, 대안 매체의 급부상은 이제 기성 언론을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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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한편에선 정치 양극화와 혐오-배제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포퓰리스트 정치인들이 주류 미디어를 적으로 돌리거나 노골적으로 공격하는 일이 공공연히 일어나기 시작했다. 언론에 닥친 ‘AI 임팩트’와 ‘정치-사회적 임팩트’는 각기 다른 성격이면서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AI와 플랫폼 변화는 단순한 기술 혁신이 아닌 정치·사회적 갈등을 증폭시키며 미디어 생태계 전반을 뒤흔들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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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시기에 세계 주요 언론사의 경영자나 편집 책임자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설문조사가 나왔다. 매년 미디어 생태계의 주요 이슈와 예상되는 변화를 선제적으로 다뤄온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가 얼마 전 낸 보고서 ‘Journalism and Technology Trends and Predictions 2025’다.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한 51개국의 언론사 경영진 63명, 편집 책임자 65명 등 미디어 리더 326명이 설문에 응했다. 현재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으며, 이들은 앞으로 무엇을 준비 중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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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美 대선에서는 저널리즘 규범을 벗어난 당파적 인물들이 중심이 된 대안 뉴스가 약진했다. 일부에서는 영향력 측면에서 주류 미디어를 넘어섰다는 평가도 있다. 2016년 이후 팟캐스트로 뉴스를 듣는 사람이 두 배 이상 늘었다. 그들 중 87%가 팟캐스트 뉴스쇼의 내용을 신뢰한다는 결과도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선거에 적극 이용했다. 방송 인터뷰를 거부하고 ‘The Joe Rogan Experience’ 같은 아웃사이더 소셜미디어 네트워크를 주로 활용했다. 해리스도 ‘Call Her Daddy’에 출연하는 등 전통 미디어보다 팟캐스트를 더 선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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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콘텐츠가 ‘인플루언서화’ 되고, 개성 중심의 ‘크리에이터화’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전통 미디어의 독점적 역할은 약화되고, 독자들은 특정 언론사보다 개별 기자, 인플루언서, 크리에이터를 통해 뉴스 콘텐츠를 소비하는 구조로 이동하고 있다. 기자들도 독립적으로 브랜드를 운영하며 수익을 올리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고, 이는 미디어 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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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 내부에서는 AI 자동화가 확산될수록 역설적으로 유능한 인재 확보와 유지가 더 큰 과제가 되고 있다. 반복 업무는 AI가 대체하고 있지만, 기자와 전문가의 역량은 점점 더 중요한 경쟁력이 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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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경영자들은 설문조사에서 개인 기반 미디어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스타 기자들이 회사를 떠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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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의 포퓰리스트 정치인들이 디지털 채널을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증폭시키기 위해 대안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으며, 기성 미디어들을 공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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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국가에서 공영방송들이 “지원금을 중단하라”는 정치인들의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 국가 지원금으로 제작되던 양질의 프로그램이 위기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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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정치적 양극화에 따라 언론에 대한 공격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런 공격에) 언론이 포획당할 우려가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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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미디어 경영자는 설문조사에서 “민주주의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에 민주주의의 중요한 기둥이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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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025년 미디어 산업의 우선순위 변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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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기업들의 플랫폼 전략에도 큰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페이스북과 X(구 트위터)의 영향력이 감소하면서, 미디어 기업들은 새로운 플랫폼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OpenAI, Perplexity 같은 AI 기반 플랫폼이 급부상하면서 미디어 플랫폼들은 기존의 검색 트래픽 의존도를 줄이고 새로운 유입 경로를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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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 기반 온라인 미디어들도 기사를 오디오로 전환하는 서비스, 이를 동영상과 결합하는 서비스, 나아가 게임이나 교육콘텐츠와 결합하는 서비스 등을 이미 내놓았거나 준비하고 있다. ‘혼합 전략’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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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Tube, TikTok, Instagram 등 비디오 중심 플랫폼이 뉴스 소비의 주요 창구로 자리 잡으면서 기업들은 텍스트 중심 콘텐츠보다 비디오 콘텐츠 제작과 최적화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구글 검색은 미디어 기업들이 가장 중요한 트래픽 유입원으로 간주한 플랫폼 중 하나였으나 2024년부터 구글 디스커버의 트래픽이 증가하면서, 기존의 일반 검색보다 더 많은 뉴스 소비가 이루어지는 상황이 관측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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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TV 뉴스의 영향력은 눈에 띄게 떨어지고 있다. CNN은 미 대선 이후에만 시청자의 3분의 1을 잃었다. CNN 외에 BBC, 월스트리트저널도 감원을 준비 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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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뉴스 미디어에 미치는 가장 큰 영향 중 하나가 ‘요약 뉴스’다. 구글의 AI 오버뷰 등 AI 기반 뉴스 요약 기능이 확대되면서, 독자들이 직접 뉴스를 클릭하지 않고 AI 요약만으로 정보를 소비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많은 개별 언론사가 이미 기사 상단에 요약을 제공하고 있다. 나아가서는 요약만을 전문으로 하는 매체도 생겨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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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미디어 경영자들은 올해 AI를 활용한 ‘요약 뉴스’에 훨씬 많은 투자를 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보고서는 그러면서도 “최고의 콘텐츠 요약본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면 뉴스 소비자들이 무엇 때문에 언론사 앱에 접속하겠는가”라고 했다. 보고서는 “플랫폼들이 언론사에 콘텐츠 사용료를 지급하도록 강제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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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뉴스 소비 패턴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변화 중 하나는 디지털 피로감(Digital Fatigue)의 심화다. 반복적으로 쏟아지는 뉴스 속에서 독자들은 점점 더 뉴스를 피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뉴스 소비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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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39%의 독자들이 뉴스를 의도적으로 회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가자지구 사태, 기후 변화 같은 무거운 이슈들이 지속적으로 노출되면서 독자들은 정신적 피로를 느끼고 있다. 단순히 뉴스를 접하는 것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아예 특정 뉴스를 피하거나 뉴스 자체를 멀리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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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응하기 위해 일부 언론사는 뉴스 소비 방식을 새롭게 설계하고 있다. 영국의 ‘The Guardian’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복잡한 이슈를 일일 설명 코너를 통해 핵심 내용만 간결하게 제공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또한 스웨덴의 ‘Dagens Nyheter’는 젊은 독자층을 겨냥해 TIkTok을 활용한 스토리텔링 방식을 실험하는 등 새로운 접근법을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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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슬로우 뉴스의 흐름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핀란드의 'Uusi Juttu'와 스웨덴의 'SvD Kompakt'는 하루에 단 몇 개의 심층 기사만 제공하되, 오디오 콘텐츠와 뉴스레터를 결합해 바쁜 독자들에게 ‘적게 읽고 더 많이 알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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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홍수 속에서 독자들은 빠르고 짧은 뉴스가 아닌, 핵심적인 정보만 제공받길 원하고 있으며, 언론사들은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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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언론의 역할과 가치를 직원과 이용자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방식으로 재정의하는 것이 미디어 리더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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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이 스스로를 재정의해야 한다는 것은 그만큼 변화의 폭과 깊이가 크다는 얘기다. 어쩌면 ‘언론(Journalism)’이라는 용어의 의미와 내용 자체가 바뀌고 있는지도 모른다. 언론과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오피니언은 어디까지 융합이 가능한가? 이 질문에 대한 고민이 깊이가 언론사들의 미래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 AI 시대의 저널리즘은 전통적 게이트키핑에서 큐레이션과 맥락 제공으로 그 역할이 변화하고 있다. 단순 정보 전달보다 복잡한 현상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정보의 신뢰성을 검증하는 기능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미디어 기업들은 AI를 적극 활용하되, 그것이 대체할 수 없는 인간 저널리즘의 핵심 가치를 강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 개인 인플루언서와 생성형 AI 플랫폼을 통한 뉴스 소비 확산은 검증되지 않은 정보와 편향된 콘텐츠의 무분별한 유통을 초래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개인 인플루언서의 정보 제공에 대한 책임성과 AI 플랫폼의 콘텐츠 생성·유통 과정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규제 마련이 시급하다. 아울러 한국 미디어 업계는 AI 기업들과의 콘텐츠 활용 협상에서도 개별 대응이 아닌 공동 협의체를 구성해 대응해야 하며, 플랫폼 기업의 적절한 보상 의무화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 한국 미디어 환경에서 가장 우려되는 점은 가짜뉴스와 편향된 알고리즘이 양극화와 사회적 분열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비상계엄 논란 상황에서도 검증되지 않은 정치 뉴스가 유튜브와 SNS를 통해 확산되며 갈등을 증폭시켰다. 알고리즘은 이용자의 성향에 맞는 콘텐츠만 노출해 ‘필터 버블’을 강화하고, 세대 간, 이념 간 대화 단절로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언론의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제공과 다양한 관점의 균형적 전달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디지털 시대 미디어는 어떤 책임과 역할을 가져야 할까요? 여러분의 의견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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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법인 태재미래전략연구원 media@fcinst.org 서울특별시 종로구 백석동길 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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