王缉思专访:只有摒弃零和博弈的竞争思维才会有更好的前途 트럼프의 ‘거래주의’, 對中관계에서 어떻게 나타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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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국제사회 관심사는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거래주의’가 언제, 어떤 형태로 구체화할지다. 그중에서도 임기 초 미·중 관계가 어떻게 설정되느냐가 결정적이다. 트럼프는 선거운동 때 중국에 60%의 보편관세를 매기겠다고 말하는 등 공세적 발언을 거듭했다. 하지만 취임 이틀 전에는 시진핑 주석과 통화했다. 또 취임 후 3개월 이내에 중국을 방문할 뜻을 밝혔다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트럼프의 모호한 태도는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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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에서도 트럼프 당선 이전에는 미·중 관계 전반에 대한 포괄적 논의가 활발했고, 당선 이후에는 분야별·사안별로 구체적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태재미래전략연구원은 이 가운데 ‘중·미 포커스(China-US Focus)’의 베이징대 왕지스 교수 인터뷰에 주목했다. 왕 교수는 베이징대 국제관계연구원 초대 원장으로, 중국 정부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외교 책사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현재는 베이징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로 있다. 그의 생각은 중국 정부의 생각에 닿아 있을 가능성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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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미 포커스’는 홍콩 기반 ‘중·미 교류재단(China US Exchange Foundation)’이 주관하는 인터넷 오픈 플랫폼이다. 미·중 관계와 관련된 다양한 글이 다양하게 게재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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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 교수는 지난 1월 초 진행된 ‘중·미 포커스’ 인터뷰에서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 불신은 앞으로도 계속 깊어질 수밖에 없지만, 당장 돌발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 한 급격한 관계 악화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분쟁 등 지역분쟁에서 미국과 중국이 접점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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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 교수의 이 인터뷰 내용을 중심으로 트럼프 시대 미·중 관계를 전망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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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관계는 ‘핫피스(热和平·Hot Peace)’ 상태, 핵심은 국내 정치 환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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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피스’는 30여 년 전 왕지스 교수가 그 당시 미·중 관계를 표현하는 개념으로 사용한 적이 있다.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미·중 관계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미국은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2001년)을 사실상 주선하는 등 중국이 국제사회로 진입하는 길을 열어주었다. 양국 관계를 온도로 가늠한다고 할 때 ‘뜨거울 열(热)’ 자로 표현할 만큼 ‘역사상 가장 좋은’ 시기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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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지스 교수는 이번 인터뷰에서 미·중 관계를 다시 한번 ‘핫피스’로 표현했다. 그때와는 달리 지금의 ‘핫’은 충돌 내지는 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2008년 금융위기를 계기로 나타난 양국 관계의 모순은 2017년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무역전쟁으로 번졌고, 바이든 행정부를 거치면서 갈등이 전방위로 확대됐다. 대만 문제와 남중국해 문제도 끊임없이 충돌하는 요소가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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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양국 관계의 이와 같은 극적인 반전은 불가피한 것일지도 모른다. 많은 사람들이 미·중 관계 모순의 근원은 중국의 경제력, 군사력 등의 확대와 미국이 주도한 세계 질서에 대한 도전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왕지스 교수는 양국 관계를 결정짓는 핵심 요인은 양국 실력 차이의 변화, 즉 투키디데스의 함정이 아니라 양국의 국내 정치 변동이라고 설명한다. ‘미국 중심 패권 질서에 대한 중국의 도전’이라는 국제사회 주류적 견해와는 결이 다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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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전후로 미·중 모두에 중대한 국내 정세 변화 맞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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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을 전후로 미국과 중국의 국내 정세는 모두 중대한 변화를 맞이하였다. 미국의 금융위기는 경제문제뿐만 아니라 미국의 정치와 사회 분열을 가속하는 촉매가 되었다. 빈부격차와 소득 불평등이 한쪽에서는 ‘월가 점령 운동’으로 나타났고, 반대쪽에서는 ‘티파티’라는 신보수 움직임으로 결집했다. 당시 오바마 행정부는 ‘아시아 회귀(Pivot to Asia)’ 정책을 통해 중국을 본격적으로 견제하기 시작했다. 남중국해에서 미·중 긴장이 본격적으로 고조되기 시작한 것도 이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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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시기인 2012년 시진핑은 집권과 함께 대대적인 반부패 공세를 시작했다. 그 결과 다수의 중국 공산당 고위공직자들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시진핑 정부는 반부패 운동에서 축적된 에너지를 지렛대 삼아 강력한 이데올로기 투쟁도 함께 벌였다. 경제 건설을 정책의 한 축으로 하면서도 안보가 정치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높임으로써 서방의 정치적 침투를 방지하는 명분의 법률과 법규를 제정하였다. 중국은 국제관계에서도 조금 더 과감하게 이데올로기 투쟁을 진행하는 태도를 유지하였고, 중국의 이러한 태도 변화를 보면서 미국의 대(對)중국 전략은 전면적인 중국 억제 정책으로 바뀌었다. 시진핑 주석의 트레이드 마크인 ‘일대일로’도 미국의 ‘아시아 회귀’에 대한 대응책인 측면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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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미국과 중국은 서로를 경제와 안보상 주요 위협 대상으로 간주하고 있다. 왕지스 교수는 이런 흐름이 앞으로 4년 동안 크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본다. 전략가들과 언론의 프레임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본다. 다만 양국 지도자가 전략적 합의점을 찾게 된다면 양국 관계가 지금보다 더 악화하는 것은 막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긍정적인 기대도 한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과 달리 트럼프는 당선된 이후 지금까지 몇 차례 중국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여러 국제 문제를 중국과 함께 해결하기 원한다는 메시지를 던지거나, 취임식에 시진핑 주석을 초대하는 등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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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도 적절한 교류를 통한 위기 통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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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지스 교수는 트럼프가 아직은 모든 화력을 집중하여 중국을 공격할 만한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나아가 트럼프의 재당선이 적어도 중국에는 전술적으로 정비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과 중국의 국력 대비는 앞으로 큰 변화를 보이지 않을 것이다. 다만 국내 정세는 변화 가능성이 있고, 이것이 양국 관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따라서 트럼프 임기 초반에 특별한 돌발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 한 많은 사람이 걱정하는 급격한 관계 악화 양상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여긴다. 또한 양국의 경제 협력은 지속될 것이며 특히 군사 교류도 완전히 단절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왜냐하면 미국도 적절한 교류를 통한 위기 통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² 그러나 여전히 불안정한 관계이기 때문에 2023년 ‘중국 정찰 풍선’과 같은 사건이 발생할 경우, 양국 관계는 급속하게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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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더라도 작은 문제에서는 합의가 가능할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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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관계의 근본적인 문제는 각기 국가전략에서 상대국을 어디에 위치시키는가다. 양국은 서로를 전략적 위협으로 간주한다. 안보와 경제 모두 포괄한다. 왕 교수는 따라서 미·중의 전략적 불신(strategic distrust)이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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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입장에서 볼 때 중국의 전략적 의도는 미국이 지키고자 하는 세계 질서를 전복 내지는 파괴함으로써 미국의 패권 지위를 대체하려는 것이다. 따라서 중국은 미국의 중장기 안보 위협과 세계 주도권 지위에 도전하는 가장 큰 적수다. 이러한 관점은 중국의 경제 군사력의 확장과 함께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미국은 패배해서는 안 되는 적수 앞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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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역시 마찬가지이다. 중국에는 미국을 어떻게 인식하는지에 대한 체계적이고 일관된 표현이 없다. 하지만 왕지스 교수는 중국 정부 역시 미국을 가장 큰 외부 위협 요소로 본다고 한다. 국가 안보 분야에서만 위협적인 것이 아니라 정치 분야에서도 위협적인 대상으로 본다. 미국은 ‘중국의 정치체제를 변화시키려 하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중국은 그것을 신뢰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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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대 ‘윈윈’, 미·중 모두 상대를 프레임에 가두려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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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사이의 이러한 전략적 구조적 불신이 해소되기는 어렵다. 주목할 것은 중국이 ‘경쟁’이라는 개념을 미국이 만든 프레임으로 간주한다는 점이다. 대신 중국은 ‘윈윈(合作共赢)’을 주장한다. 왕지스 교수에 따르면 윈윈이란, 경쟁 관계는 장기적으로 유지될지라도 결과적으로 명백한 승자가 있기는 어려우며, 가능한 한 패자가 없도록 하는 것이다. 외부의 시각으로 보자면 ‘윈윈’도 중국이 내세우는 프레임일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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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나라 사이에 공통점이 있다면 ‘전쟁은 피한다’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은 경제 분야를 포함한 모든 분야에서 국가 안보를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무역을 포함한 비즈니스나 거래와는 차원이 다르다. 따라서 왕지스 교수는 미국이 중국에 대하여 양보 또는 다른 태도를 취할지라도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³ 안보는 현실에서 여러 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왕 교수는 ‘전쟁 회피’가 이 시점에서 두 나라 모두의 안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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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적으로 대만 위기가 전쟁으로 비화되지는 않을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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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을 야기할 수 있는 양국 관계의 불안정 요소 가운데 가장 예민한 부분이 대만 문제이다. 중국과 대만 사이 긴장 국면이 통제 불가능하게 될 경우, 전쟁이 발발할 수도 있다. 중국은 대만의 독립 의도에 대하여 점점 고강도로 압박하겠지만, 미국 역시 대만에 대해 지속적으로 무기도 판매하고 정치적으로도 지원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중국과 대만 사이에 분쟁이 발생할 경우 미국이 개입할 것인지의 여부다. 주목할 점은 트럼프가 대답을 회피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대만 문제가 통제 불가능한 상태로 치달을 경우 미국 역시 부득이하게 양안 군사 충돌에 휘말리게 된다는 것을 트럼프가 인지하고 있으며, 그는 결코 그런 상황을 원치 않는다는 표현이라고 왕 교수는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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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은 과거 몇 차례 대만 지역에서 긴장 국면을 맞이하였지만, 직접적인 충돌은 없었다. 1950년대 일어난 일련의 대만해협 위기와 1995년 리덩후이(Lee Teng-hui) 대만 총통 방미 문제와 관련해서도 미·중은 상황을 관리했다. 지난 몇십 년간 양국은 대만 문제와 관련하여 전쟁이 발생하면 안 된다는 인식을 모두 형성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왕지스 교수는 트럼프 역시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과거 대통령들의 입장을 고수할 것이며, 따라서 대만 문제를 둘러싼 미·중 간의 전쟁 가능성은 단기간에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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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도 중·미 관계를 제로섬게임으로 봐서는 안 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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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환경 역시 미·중 관계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미국과 중국이 현재 세계 양대 강국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냉전 시기처럼 양극 구도를 형성하고 있지는 않다. 미국과 중국은 양자 병립의 구도이다. 중국은 비록 러시아와 북한 그리고 이란 등의 나라와 동반자 관계를 맺기는 하였지만 동맹관계는 아니기 때문에 하나의 ‘극’을 형성하였다고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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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구도 아래서 중국의 이익은 지역 충돌과 국제 정세의 변화와 직접적으로 연관된다. 왕지스 교수는 중국이 우크라이나 위기 또는 중동 지역 분쟁 문제를 두고 정치적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을 제안한 것이 외교적 겉치레가 아닌 이해관계와 관련된 실질적 수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중국은 ‘일대일로 공동 건설’ 프로젝트를 통한 경제 글로벌화의 직접적인 수혜국이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일대일로’ 연선(沿線) 지역의 충돌은 중국의 경제 확장과 투자 환경에 타격을 주었다. 지역 충돌이 지역 안정과 평화 상태로 돌아가야만 중국도 경제 발전을 회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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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중국 입장에서 트럼프 집권 이후 우크라이나 전쟁을 포함한 지역 충돌 문제 해결이 중국에 불리한 것은 아닐 수도 있다. 왕지스 교수는 미·중이 협력점을 찾을 수 있는 곳이 바로 지역 충돌과 같은 이슈라고 말한다. 중국은 미국이 취하는 모든 입장과 행동을 제로섬 게임식으로 중국에 불리한 것으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협력 가능한 공통점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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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에 미국은 안보에 위협이 되는 대상이다. 동시에 내부 정치체제에도 위협이 된다. 중국 공산당 지도부와 전략가들의 선택 배경에는 이 두 가지가 동시에 작용한다. 두 가지를 동시에 보지 않으면 중국의 선택을 잘못 판단하기 쉽다. 시진핑 정부의 ‘이데올로기 투쟁’은 2012년 전후 전국 단위의 ‘반부패 전쟁’에서 시작되었다. 국내적으로는 ‘반부패’지만, 여기에는 임박한 시기에 다가올 미국의 압박에 대비하는 성격이 있었다. 이는 국제관계에서 공세적 태도로 나타났다. 미국이 중국에 대해 공세적 억제 정책을 펴기 시작한 것은 이것이 계기가 되었다. 또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불안정한 미국 내 정세가 ‘중국 압박’이라는 미국 정치 엘리트들의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
☑️ 만약 미·중 관계를 ‘투키디데스 함정’의 관점에서 본다면 심각한 갈등은 불가피하다. 실제도 그렇고 현재도 그렇게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왕지스 교수는 대립 속에서도 실질적 이익을 기반으로 하는 협력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중국은 한편에서는 군사력 증강에 몰두하고 체제를 지키기 위한 법제 정비를 지속하면서도, 미국과 국제사회를 향해 충돌과 전쟁은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발신하고 있다. 이는 목표를 향해 ‘빌드업’을 해가는 전략적 메시지일 가능성도 있다.
☑️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에 대한 압박 강도를 꾸준히 높여갈 가능성이 크다. 중국이 미국에 안보 경제 모든 분야에서 최대의 위협이라는 데는 미국 내 이견이 없다. 마르코 루비오 새 국무장관은 “공산주의 중국은 미국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적수”라고 말해온 사람이다. 트럼프의 두 번째 당선 자체가 중국의 부상이 부른 불안정한 국제질서와 무관치 않다.
☑️ 중국은 10년 단위 국가전략 계획인 ‘중국 제조 2025’를 올해 마무리하고, 2035년까지 10년을 목표로 ‘신질(新質) 생산력’을 내걸었다. 국가의 생산성 전반을 다른 차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트럼프의 새 임기는 이런 시기에 시작되었다. 앞으로 4년이 양국 관계에 결정적 국면이 될 것이다. 왕지스 교수는 미국과 중국 모두 전쟁을 회피해야 할 내부적 동인이 있기 때문에 충돌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며, 우크라이나전 등 지역분쟁 해결 과정에서 협력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데올로기와 실질적 이익 사이에서 선택해야 할 경우, 중국과 미국은 무엇을 선택할까요? 여러분의 의견을 기다립니다.
P.S. 이번 최신해외동향부터는 태재미래전략연구원의 공론 플랫폼 moiza를 통해 의견을 받습니다. moiza에 가입하셔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고민과 여러 가지 의견을 함께 공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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